시조2

부작란 / 이근배

이문형 2014. 3. 12. 01:41

부작란  /  이근배

- 벼루읽기

 

 

다시 대정에 가서

추사를 만나고 싶다

 

아홉 해 유배살이

벼루를 바닥내던

 

바다를 온통 물들이던

그 먹빛에 젖고 싶다

 

획 하나 읽을 줄도

모르는 까막눈이

 

저 높은 신필을

어찌 넘겨나 볼 것인가

 

세한도에 지지 않는 슬픔

또 어찌 헤아리며

 

사랑도 스무 해쯤

파지를 내다보면

 

어느 날 붓이 서서

가는 길을 찾아질까

 

부작란 한 잎이라도

틔울 날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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