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 오승희
헷갈리는 환승역 또 줄을 잘못 선다
타기 전에 알아 그나마 다행이야
멋쩍어 방향을 바꾸며 피식 웃는다
살면서 줄 잘못 선 일 어디 한두 번일까
줄어들지 않는 줄, 코앞에서 끊어진 줄
때로는 줄 속의 줄도 되지 못해 기웃대고
무엇을 기다릴까 어디로 가는 걸까
왜 여기 서있지, 가는 길 이뿐인가
오늘은 대열을 이탈한다
줄 되어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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