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원에 와서 / 백이운
하얀 등 너울거리며 길을 열어 놓았다
수묵화 번져가듯 스러져간 생애들이
그렇게 갖고 싶었던 고요의 집 한 채.
혼자 죽은 어느 이름도 가볍지가 않구나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꿈결처럼 되뇌며
마지막 온 힘을 다해 써내려간 정자체.
비로소 떠오른다 그 눈물빛 사랑의 힘
바람의 허리를 타고 건너오는 이를 위해
지상은 아껴두었던 푸른 등을 내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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