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털기2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3)

이문형 2012. 3. 11. 01:00

<봉지털기 237-3>

나는 권위와 복종을 이야기하면서 버트런드 러셀을 다시 생각한다. 그는 철저한 자유주의자였다. 그는 기존의 어떤 권위와도 맞서며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켰다. 그가 정리한 자유주의 십계명은 그의 이러한 사상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을 마치면서 러셀의 십계명 중 일부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자 한다. 복종의 심리에 대한 저항정신으로 이 보다 저 좋은 말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1. 어떤 것을 절대적으로 확신하지 말라.

……

4. 반대에 부딪힐 경우, 설사 반대자가 당신의 아내나 자식이라 하더라도, 권위가 아닌 논쟁을 통해 극복하도록 노력하라. 권위에 의존한 승리는 비현실적이고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5. 다른 사람의 권위를 존중하지 마라. 그 반대의 권위들이 항상 발견되기 마련이니까.

……

9. 비록 진실 때문에 불편할지라도 철저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러셀 자서전(하), 』286~287쪽

 

부디 이글을 읽는 젊은이들이여, 권위에 맹종하지 마라. 그 권위가 비합리적인 것이라면 저항하라. 그것이 이 나라의 희망이다. (P 140)

 

구제역과 관련한 동물보호법의 한 조문만 보자. 동물보호법 제11조는 도살 규정인데 “……동물을 죽이는 경우에는 ……고통을 최소화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해도 아무런 벌칙도 없으니 솔직히 있으나마나한 규정이다. 그런 이유로 정부는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소와 돼지를 생매장했다. 현행법의 명백한 위법행위를 정부가 버젓이 대낮에 했단 말이다. (P 174)

 

엔트로피를 순수 열역학적 개념으로 설명하면 물리학에 정통하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그러나 리프킨이 사회과학적으로 변환한 개념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지만(이를 ‘에너지 불변의 법칙’, 열역학 제1법칙이라 한다.) 엔트로피 총량은 계속 증가한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우주의 에너지는 늘 일정하지만 그 형태는 끊임없이 바뀌며 한 번 바뀐 에너지는 일방적이어서 다시는 환원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엔트로피는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손실을 나타내는 물리량’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달리 말하면 ‘사용 불가능한 에너지의 물리량’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엔트로피가 증가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사용 가능한 에너지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도, 비행기를 타는 것도, 음식을 먹는 것도, 우리가 에너지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모든 것이 엔트로피적 관점에서 보면 엔트로피의 증가이고 이것을 물리학적으로 보면 에너지는 한 번 변환하면 결코 원래의 상태로 환원될 수 없다는 것이다. (P 207)

 

엔트로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리프킨의 해결책은 망라적이다. 주로 과거 자신의 주요 저작에서 이야기했던 것이 다시 반복된다. 그래서 이 책을 리프킨의 종합판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몇 가지만 열거해보자. 분산자본주의(분산적이고 협업적인 글로벌 경제), 제3차 산업혁명(재생가능한 에너지 시대로 전환하는 새로운 에너지 혁명), 소유에서 접속으로의 전환(특히 지적재산권의 비재산화), 유로피안 드림으로의 전환(사회 전체의 삶의 질 증진), 민간 차원의 공동체 참여(NGO의 역할 증대), 생물권 인식(예, 지구를 자체 조졸기능이 있는 하나의 유기체로 보는 가이아 이론 등) 등이다. (P 215)

 

 - 박찬운. 강의서.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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