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침 발라 쓰는 시 / 손증호

이문형 2011. 12. 26. 16:02

            침 발라 쓰는 시  /  손증호

 

 

풀의 시인과 이름이 같은 중년의 구두닦이

 

바닥에 주저앉아 침 발라 시를 쓴다

 

낮아서 더 반짝이는

 

검은 구두 한 켤레

 

저렇게 닦는다면 무엇이든 시가 안 되랴

 

구두만 척 봐도 그 사람을 알아보고

 

낮아서 더 환해지는

 

그런 시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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