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연필을 깎다 / 오종문

이문형 2011. 10. 2. 23:17

          연필을 깎다  /  오종문

 

 

뚝! 하고 부러지는 것 어찌 너 하나 뿐이리

살다보면 부러질 일 한두 번이 아닌 것을

 

그 뭣도 힘으로 맞서면

 

부러져 무릎 꿇는다

 

누군가는 무딘 맘 잘 벼려 결대로 깎아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불멸의 시를 쓰고

 

누구는 칼에 베인 채

 

큰 적의를 품는다

 

연필심이 다 닿도록 길 위에 쓴 낱말들

자간에 삶의 쉼표 문장 부호 찍어놓고

 

장자의 내편을 읽는다

 

내 안을 살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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