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바람 그리기

화엄단풍 / 이문형

이문형 2007. 11. 21. 00:57

       화엄단풍  /  이문형 

 


생각이 없으면 분별도 없다.

보아온 게 없으니 번뇌도 없고

간절함이 없었으니 사랑도 없다.

생애 단 한 번의 망상, 여름이 간다.

어떤 목숨도 손에 쥔 게 없어

이제 집착을 놓으려 한다.


때가 익어 인연이 되면

바람 부는 날

그대를 위해 한 번은 울어보리라.


세상은 불난 집이므로

나 떠난다.

 

 「바람 그리기」시편 : 책나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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