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대한 冥想 / 이문형
아직은 하늘이 희망이다.
그러한 하늘로 오르다가
추락하는 현실.
절망이 끝내는 가장 낮은 곳으로 모여
마침내 산산이 분해되어
너는 네가 아니어야 다시 하늘로 오르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희망이기 위해
추락하는 오늘
흐르지 않으면 내일이 없듯
삶에, 흐름 아닌 것이 있겠는가.
높은 것을 흘려 낮은 곳을 채우며
흐르다 멈춰 서서
모두와 和解하며
가장 더러운 것에 몸을 섞기도 한다.
낙엽을 낙엽이게 하기 위해
고여 함께 썩어 가는 것들
그 속에서 순수이기 위해
너는 네가 아니어야 되고
지상의 것들을 지상에 남겨둔 채로
이제 다시 희망이기 위해 추락하듯
온몸이 분해되어 하늘로 오른다.
「바람 그리기」시편 : 책나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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