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마애불 / 강정숙
누군가를 절절히 사랑한다 말함은
깎아지른 암벽에 전각 하나 새기는 일
잘 벼린 마음 하나가 정釘이 되어 뚫어내는
구들장을 뜨듯이 석산을 떠내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새김질을 다 해도
그래도 마음이 없는 너는 끝내 마애불
저 홀로 어두워진 산 빛을 등에 지고
나 애써 무감한 듯 그대를 안아본다
흰 달빛 검은 침묵만 출렁이는 벽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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