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볕 / 김수엽
세상이 눅눅해서 두렵고 아팠을까
가슴에라도 기와집 한 채 넣고 살았을까
창밖에
햇볕이 와서
똑똑 거리는 한낮인데
젊음도 녹이 슬고
사람냄새 더 그리운데
세 모녀를 둘러싼 네 벽엔 검은 곰팡이뿐
차라리
손때 낀 세상
내려놓고 떠난 길
저 공평한 볕조차
자기 것이 아니었음을
방값을 챙겨두고 간 이 넓고 빛나는 사랑
그 곁에
사람 소리가
퉁퉁 부어 아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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