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 이기와
동박새가 건축자재를 나르고 있다
나무장대를 입에 물고 공사판 인부처럼
거뜬히
하늘 계단을 오르고 있다
동박새의 입은 정확하게 장대의 중간을 물었다
그 집중은, 우연도 아니요
학습된 것도 아니다
온몸 저울대가 되어 공평무사하게 좌우 무게를 나눠 실은
저 절대 균형
균형의 양 날개가 없다면
하늘은 무너졌을 것이다
동박새는 마음 가는 대로 발자국을 찍지 않는다
섣불리
동쪽 하늘이나 서쪽 하늘에 둥지를 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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