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5. 지도림선시
세 번 다짐으로 아침을 열고
두 번 뉘우침으로 한 밤중에 이르는데
닭이 울어 아침이 밝았다고 알리면
예를 갖추어 더욱 힘쓴다
쓸쓸히 뜰에서 손님을 보내고
휘도는 바람을 따라
갈림길에 서성이다
손 저어 답하고는
수레가 밭 가운데를 달리듯
번개처럼 빠르게 언덕을 내달리다
마음쉬어 발걸음 옮기려니
내리는 비가 황금 채찍인가
고갯마루 이르러 간 사람을 바라보니
슬픔에 외로움만 쌓인다
돌! 이 형상은 나가 아니며
물건 밖에는 진실로 이미 고요해
읊조리며 돌아가는 빈 방에
진여를 찾는 완연함이여
어찌 한 번 가서 놀지 아니하고
한가로이 스스로를 위안하는가
(로담 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