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털기2

통섭 (5)

이문형 2012. 12. 18. 16:54

<봉지털기 241-5>

꿈을 꿀 때 우리는 감정을 깊게 만들고 생존과 성적 활동에 대한 기본 반응력을 향상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 생물학과 실험심리학의 발견들은 꿈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다. 모든 판타지가 일시적인 광기, 즉 꿈속에서 학습의 정리가 이루어지는 동안에 수시로 출몰하는 부수 현상의 합이란 말인가? 아니면 신프로이트주의적인 방식으로 꿈속에 나타난 상징들의 깊은 의미를 해석해 낼 수 있을까? 틀림없이 진리는 이런 입장들 사이의 어디엔가 놓여 있다. (P 153)

 

법칙들의 본질적 요소들이 카오스, 자기 임계성, 적응적 경관과 같은 심오한 개념들을 사용하는 수학 이론들로부터 이미 출현했다고 한다. 이런 추상화는 복잡계가 스스로를 세우고 잠시 동안 지속되며 이후에 분리되는 과정들에 생생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P 170)

 

뇌의 구조에 대해서 어떤 말을 더 할 수 있을까? 만일 신과 같은 엔지니어가 인간의 진화 역사에 따른 제약이 없이 그것을 설계했다면 그는 그의 형상대로 필멸의 천사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천사는 추측컨대 합리적이고 예지력도 있고 지혜롭고 자비로우며 충성스럽고 사심없고 티없는 존재일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아름다운 행성을 잘 관리하는 청지기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우리는 원죄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천사보다 더 낫다. 우리가 어떤 좋은 것을 소유하고 있건 그것은 길고 지난한 진화의 역사를 통해 얻어낸 것이다. 인간의 뇌는 4억 년간 이뤄진 시행착오의 증인이다. 그리고 그 흔적은 화석 기록과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해 추적할 수 있다.

…중략… 왜냐하면 뇌에는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뇌는 원래 본능의 운반자로서 조직되었는데 새로운 부분들이 조금씩 추가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진화했다. 새로운 뇌는 옛날 뇌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른 기능을 추가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생명은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결과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동물적 기교와 감정을 물려받기는 했지만 정치와 예술의 열정을 합리성과 함께 묶어 낸 천재, 우리는 생존의 새로운 장치를 창조하기 위해 이런 천재가 되었다. (P 199)

 

진보는 사소한 발견과 조심스러운 추론을 통해 이뤄지는 법이다. (P 200)

 

우리가 의미(meaning)라고 부르는 것은 심상(imagery)을 확장하고 감정을 개입시키며 확산되는 흥분을 통해서 창조된 신경망들 간의 연관이다. 그렇다면 의사결정(decision)은 시나리오들 간의 경쟁적 선택을 지칭할 것이다. 승리한 시나리오는 그에 따른 감정의 종류와 강도를 결정한다. 감정의 일정 형태와 강도가 바로 기분(mood)이다. 창조성(creativity)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생산하고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고르는 뇌의 능력이며 현실성과 생존 가치를 결여한 시나리오들을 계속 만들어 내는 것이 망상(insanity)이다. (P 213)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의 방시은 유전적 진화뿐만 아니라 문화적 진화에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그리고 두 종류의 진화는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유전자가 아니라 문화의 제지를 받기도 하고 사회적 선과 악을 생각하기도 한다. 문화라고 불리는 이 이상하기 짝이 없는 창조물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초유기체는 정확히 무엇인가? 우선 수많은 사례들을 분석해 온 인류학자들이 이 지문에 답을 해 줘야 한다. 그들은 문화를 삶의 총체적인 방식으로 본다. 즉 종교, 신화, 예술, 기술, 스포츠를 비롯한 모든 체계적인 지식으로서 다음세대에 전달되는 그 무엇의 총체가 문화이다. 1952년에 엘프리드 크로버와 클라이드 클럭혼은 문화에 대한 이전의 정의 164가지를 다음과 같이 하나로 녹여 버렸다. "문화는 하나의 산물이다. 그리고 역사적이며 아이디어, 패턴, 가치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선택적이고, 학습되며 기호들에 기초해 있다. 그리고 행동으로부터의 추상이며 행동의 산물들이다." 크로버가 전에 선언했듯이 문화는 또한 전일적이다. 왜냐하면 "분리된 부분들과 대량의 유입물들이 그 속에서 작동 가능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들 가운데에는 인공물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물리적 대상들은 인간 마음속에서 개념들로 표상될 때에만 의미를 지닌다. (P 237)

 

 - 에드워드 윌슨(최재천, 장대익 옮김). 학문. 통섭. (주)사이억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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