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새, 혹은 목련 / 박해성

이문형 2012. 10. 30. 13:53

     새, 혹은 목련  /  박해성

 

 

앙가슴 하얀 새가 허공 한 끝 끌고 가다

문득 멈춘 자리

매듭 스릇 풀린 고요

콕 콕 콕

잔가지마다 제 입김 불어넣는

 

그 눈빛 낯이 익어 한참 바라봤지만

난시가 깊어졌나,

이름도 잘 모르겠다

시간의

녹슨 파편이 낮달로 걸린 오후

 

은밀하게 징거맸던 앞섶 이냥 풀어놓고

곱하고 나누다가

소수점만 남은 봄 날

화르르!

깃 터는 목련, 빈손이 사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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