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서부역 / 최문자

이문형 2012. 6. 17. 01:48

                      서부역  /  최문자

 

 

 옛날에는 동쪽에서 그를 기다렸다.

 난해한 책을 끼고 그가 내려오던 계단을 향해 서있었다

 지금은 세상 전부가 서부

 없어진 방향이 그리웠다.

 사랑의 절반은 반대 방향에서 기다리는 것

 자작나무 숲길을 끝까지 걸어가도 못 만나는 것

 피고도 남은 꽃 위 바람 어디 쯤

 한 번도 태우지 못한 생풀 타는 연기 오른다

 매워서 잡지도 놓지도 못하고

 눈물로 쓰라렸던 얼굴

 지금은 서부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