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역 / 최문자
옛날에는 동쪽에서 그를 기다렸다.
난해한 책을 끼고 그가 내려오던 계단을 향해 서있었다
지금은 세상 전부가 서부
없어진 방향이 그리웠다.
사랑의 절반은 반대 방향에서 기다리는 것
자작나무 숲길을 끝까지 걸어가도 못 만나는 것
피고도 남은 꽃 위 바람 어디 쯤
한 번도 태우지 못한 생풀 타는 연기 오른다
매워서 잡지도 놓지도 못하고
눈물로 쓰라렸던 얼굴
지금은 서부역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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