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가시를 말한다 / 조용숙

이문형 2012. 2. 21. 02:22

          가시를 말한다  /  조용숙 

 

 

저녁 식탁 위에 오른 고등어 한 마리

한 점 떼어 삼키려다 목에 걸린 가시 한 조각

성급히 뱉어내려 켁켁거리는 사이

어느덧 내 몸이 바다 한 가운데에 가 닿는다

 

살이 발려나가는 순간,

바다의 물고기는

떨어져나간 제 생의 한 조각을 찾아

한 번 더 출렁였을지 모른다

 

날카로운 가시 가슴에 품고도

저 아닌 다른 것을 찔러본 적 없는 물고기

살이 다 발려지기까지

몸속 가시를 함부로 드러내지 않는다

 

가시를 향해

뭔가 찌르고 싶은 깊은 적의를 숨기고 살았을 거라

태연하게 말하는 사람들

몸속에 가시를 품고 사는 고통을

꿈에라도 짐작이나 해 봤을까

 

어쩜 제 몸에 박힌 가시에서 벗어나기 위한

바다의 몸부림처럼

구름 끼고 날 궂은 날

파도가 그렇게 출렁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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