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김연동
실날같은 기도마저 하늘은 거부한다
단조의 피리소리 남아 있던 몇 소절도
모두가 철없는 바람
귓전을 스쳐갈 뿐….
해풍의 벼랑 끝에 초설 맞는 나목되어
휘일 같은 고독을 정결히 건져보지만
파도는 벽으로 서서
냉랭히 칼을 든다.
건강하게 내려꽂히는 빛살의 성토 속에
흔들리는 먼 능선, 빗장 걸린 문을 보는
파신의 수척한 눈에
수평선만 아득하다.
'시조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레 두 마리 / 전원범 (0) | 2012.02.15 |
---|---|
해인에서 온 편지 / 권갑하 (0) | 2012.02.09 |
근황 / 이종문 (0) | 2012.01.27 |
연암, 강 건너 길을 묻다 / 김종두 (0) | 2012.01.21 |
눈뜨는 화석 / 황외순 (0) | 2012.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