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사 / 정경화
얼마를 더 잃어야 물 앞에도 엎드릴까
비우고 또 비워도 하나도 비우지 못한
마음의 빗장을 열면 떠도는 불립문자
길을 버린 풍경소리 허공을 저어가듯
바람에 꽃씨를 묻고 돌아서는 발길 앞에
천지를 젖 물리느라 속이 텅 빈 은행나무
쌓으면 쌓을수록 낮아지는 소리 안고
제게 던진 돌멩이도 닦아 올린 물길로
한 마리 청동물고기 방생하고 있구나
* 적천사: 경북 청도에 있는 원효 스님이 창건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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