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왕귀뚜라미 / 문효치

이문형 2014. 6. 3. 00:21

    왕귀뚜라미  /  문효치

 

 

머리 위로 억 광년쯤의 거리

거기에서 떠돌던 소리 한 점

 

그녀의 방 시렁 밑을 지나

내 귀에 들어와

집을 짓고 있네

 

소리의 몸에 붙어 있는

수많은 별빛들

여기에 와서 마을을 이루고 있네

 

귓속에 우거진 푸른 풀덤불

풀덤불 속에

물 좋은 귀신 들어오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