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저 마애불 / 강정숙

이문형 2014. 6. 2. 00:33

            저 마애불  /  강정숙

 

 

누군가를 절절히 사랑한다 말함은

깎아지른 암벽에 전각 하나 새기는 일

잘 벼린 마음 하나가 정이 되어 뚫어내는

 

구들장을 뜨듯이 석산을 떠내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새김질을 다 해도

그래도 마음이 없는 너는 끝내 마애불

 

저 홀로 어두워진 산 빛을 등에 지고

나 애써 무감한 듯 그대를 안아본다

흰 달빛 검은 침묵만 출렁이는 벽 하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