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차가운 볕 / 김수엽

이문형 2014. 5. 27. 01:18

            차가운 볕  /  김수엽

 

 

세상이 눅눅해서 두렵고 아팠을까

가슴에라도 기와집 한 채 넣고 살았을까

창밖에

햇볕이 와서

똑똑 거리는 한낮인데

 

젊음도 녹이 슬고

사람냄새 더 그리운데

세 모녀를 둘러싼 네 벽엔 검은 곰팡이뿐

차라리

손때 낀 세상

내려놓고 떠난 길

 

저 공평한 볕조차

자기 것이 아니었음을

방값을 챙겨두고 간 이 넓고 빛나는 사랑

그 곁에

사람 소리가

퉁퉁 부어 아픈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