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식칼 / 정용국

이문형 2013. 9. 30. 02:07

             식칼  /  정용국

 

 

생명을 거두어서

밥상을 차리는 일

 

네 몸에 묻는 피는 살가운 징표려니

 

토막 낸

시름 갈피마다

사무치는 얼굴 있다

 

 

알량한 제 육신을

버리고 또 버려내어

 

숱한 목숨 거둬내고 모지라져 활처럼 휜

 

말기 암

병동에 누운

당고모의 등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