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히말라야의 독수리들 / 최동호

이문형 2013. 7. 8. 01:36

       히말라야의 독수리들  /  최동호

 

 

히말라야 설산에 사는 전설의 독수리들은

먹이를 찢는 부리가 약해지면

설산의 절벽에 머리를 부딪쳐

조각난 부리를 떨쳐버리고 다시 솟구쳐 오르는

강한 힘을 얻는다고 한다.

백지의 눈보라를 뚫고 나가지 못하는 언어가

펜 끝에 머물러, 눈 감고 있을 때

설산에 머리를 부딪쳐 피에 물든 독수리의 두개골이 떠오른다.

 

- 제11회 유심작품상 시 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