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물빛 마당 / 김창균

이문형 2013. 5. 19. 23:46

           물빛 마당  /  김창균

 

 

마당에 징검돌 몇 개 놓고

발목을 걷으며 걷는다

찰랑이는 물결 대신

그 옆에 곁이라는 말도 놓고

돌과 돌 사이의 간격 같은 것도 놓고

아름답지 않았던 한 시절도 놓아본다

이렇게 돌을 놓고 쭈그리고 앉아

어떤 궁리 같은 것들은 바닥까지 버리며

한발이 닿기 무섭게

다른 발을 떼며

물빛 마당

물빛 마당을

가끔은 깨금발로 겅중겅중 건너뛰며

돌과 돌 사이를 딛는 발끝은

못내 사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