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큰 기러기 필법 / 윤금초

이문형 2013. 3. 13. 01:11

         큰 기러기 필법  /  윤금초

 

 

발목 스릇 번져나는 해질 무렵 평사낙안

시계 밖을 가로지른 큰기러기 어린진이

빈 강에 제 몸피만큼 갈필 긋고 날아간다

 

허공은 아무래도 쥐수염 붓 관념산수다

색 바랜 햇무리는 선염법을 기다리고

어너마! 뉘 오목가슴 마냥 젖네. 농담으로

 

곡필 아닌 직필로나 허허벌판 헤매 돌다

홀연 머문 자리에도 깃털 뽑아 먹물 적시고

서늘한 붓끝 세운다. 죽지 펼친 저 골법

 

 - 제3회 한국시조대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