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나의 하느님들 / 문숙

이문형 2012. 10. 30. 13:59

            나의 하느님들  /  문숙

 

 

아픈 곳을 수술받기 위해 병원에 오고 보니

내 몸을 살피는 의사가 하느님 같다

일생 나의 하느님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었다가

결혼해서는 남편이었다가

이제 몸 아프니 의사가 하느님처럼 보인다

그런데 자식은 나보다 커도 하느님이 될 수 없다

아직은 내가 자식의 하느님이라서

아파도 아픈 곳을 가리고 서 있어야 한다

그러나 나의 하느님은 모두

내 벗은 영혼을 들여다본 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