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몸에 占을 갖고 싶은 새들 / 박성준

이문형 2012. 5. 29. 09:57

                                        몸에 占을 갖고 싶은 새들  /  박성준

 

 

새는  알을  깨고  나오기 전까지

그림자를  갖지  못한다

 

척추에는  공터가  가득하고  내장에  든  바람에게는  발목이 없다 날아가면서 말을  갖는다는  것은  허공에서  만들어진  근육으로  의사를  교환하는 일

 

날갯죽지에 쌓아둔  말은  늘  건강하고

새는  이동함으로써  함구한다

 

새는  그  선천성부터가  감각뿐이라, 알을  낳고  배설하는  사건만으로도  살아있다

 

( 간혹  어떤  새는  말 대신  토를  하고  싶은  속성도  있다 )

 

새는  나는  동안에만  그림자를  갖지만

새의 그림자는  날아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