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2

중심 / 이기와

이문형 2012. 3. 25. 02:33

                        중심  /  이기와

 

 

동박새가 건축자재를 나르고 있다

나무장대를 입에 물고 공사판 인부처럼

거뜬히

하늘 계단을 오르고 있다

 

동박새의 입은 정확하게 장대의 중간을 물었다

그 집중은, 우연도 아니요

학습된 것도 아니다

온몸 저울대가 되어 공평무사하게 좌우 무게를 나눠 실은

저 절대 균형

균형의 양 날개가 없다면

하늘은 무너졌을 것이다

 

동박새는 마음 가는 대로 발자국을 찍지 않는다

 

섣불리

동쪽 하늘이나 서쪽 하늘에 둥지를 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