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2

이월의 숲 / 고정국

이문형 2012. 3. 11. 00:57

            이월의 숲  /  고정국

 

 

빙점을 치르고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저들

부채꼴 탑을 쌓는 나목들 관습에 따라

제몫의 하늘을 섬기는

잔뼈들이 보인다.

 

한 곳에 이르기 위해

길 아홉을 버려야 하는

뼈뿐인 잡목 숲은 그대 영혼의 사원이었네

선 채로 참선을 마친

팔다리가 눈부셔.

 

눈은 뜨지 않았어도

이월은 참 귀가 밝아

겨울과 봄 사이 뽀얀 빛이 감도는,

“바스락” 은밀한 처소에

한 쌍 새를 앉힌다.

 

<제17회 현대불교문학상 시조 부문>